본문 바로가기
대법원판례

업무상과실치상죄에서 작업치료사의 주의의무 기준, 대법원 최신 판례로 살펴보기

by OUT 2025. 4. 23.

최근 장애아동 재활치료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여 치료대상 아동이 상해를 입은 사건이 대법원에서 다루어지며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특히 이 사건에서 주목할 점은 치료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하여 작업치료사의 업무상과실치상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였습니다.  오늘은 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도20371 업무상과실치상 판결의 주요 내용을 분석하면서, 작업치료사에게 요구되는 업무상 주의의무와 업무상과실치상죄 판단 기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사건 개요, 장애아동 치료 중 발생한 사고

이 사건의 피고인은 부산에 위치한 한 언어발달센터에서 자폐증과 정신적·신체적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에게 감각통합치료를 제공하는 작업치료사로 근무하던 중이었습니다.

 

피고인은 당시 6세의 피해 아동에게 치료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해당 아동은 뇌병변과 지적장애로 인해 독립적인 보행과 정상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였습니다.

 

피고인은 피해 아동과 1대1로 치료를 진행하면서 하프도넛 모양의 특수 치료기구를 사용하여 무게중심 이동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치료 과정 중, 피해 아동이 갑작스럽게 치료기구에서 떨어지면서 팔 부위가 골절되는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업무상과실치상죄란 무엇인가?

'업무상과실치상죄'란 업무상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타인에게 상해를 입힌 경우 성립하는 형법상 범죄를 말합니다. 여기서 '업무상 과실'은 해당 업무의 특성과 담당자의 업무상 지위 등을 고려하여 요구되는 평균적 주의의무를 위반했을 때 인정될 수 있습니다.

 

작업치료사와 같은 의료 또는 재활치료 분야 종사자의 경우, 환자 또는 치료대상자의 신체적·정신적 상태와 치료 환경의 특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대법원 2025. 4. 15. 선고 2024도20371 업무상과실치상 판결

 

업무상과실치상죄란 무엇인가?

원심의 판단과 대법원의 최종 판결 내용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을 업무상과실치상죄로 보고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중요한 법리를 제시하면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라며 하급심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의 주요 판단 기준

  • 작업치료사가 업무상과실치상죄로 처벌되기 위해서는 사고 당시 치료사가 결과 발생을 예견할 수 있었고, 이를 회피할 수도 있었음이 엄격히 증명되어야 합니다.
  • 또한 과실의 유무를 판단할 때는 동종 업무에 종사하는 일반 작업치료사의 주의 수준을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
  • 특히 작업치료의 특성상 치료 과정에서 돌발적인 상황이 충분히 발생할 수 있으며, 모든 사고를 치료사의 업무상 과실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 단순히 치료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만으로 업무상과실을 추정하거나 막연한 개연성으로 인정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이 밝힌 구체적인 사건 판단 근거

대법원은 구체적인 사건의 사실관계를 검토한 뒤 아래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의 업무상과실치상죄 성립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사용된 치료기구는 장애아동 치료용으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푹신한 재질의 기구였고, 충격흡수용 매트도 설치되어 있어 기구 자체에 내재된 위험성이 크지 않았습니다.
  • 피해 아동은 이전에도 동일한 치료기구를 사용한 훈련을 여러 차례 반복했으나 사고가 없었습니다.
  • 사고는 피해 아동이 피고인을 갑자기 밀치는 등 돌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피고인이 사고를 미리 예견하거나 방지할 수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었습니다.
  • 공소사실에서 피고인의 구체적인 주의의무 위반 내용이 충분히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되었습니다.

대법원은 이와 같은 점을 근거로 작업치료사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및 사고와의 인과관계에 대한 엄격한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원심 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

이번 판례가 작업치료사 및 의료·재활 분야에 주는 시사점

이 사건 판례는 의료 및 재활치료 분야에서 일하는 작업치료사와 치료기관들에게 중요한 지침이 됩니다.

  • 작업치료사가 담당 업무를 수행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과 주의의무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보다 명확한 판단기준을 제시했습니다.
  •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사고를 작업치료사의 과실로 단정할 수 없으며, 엄격한 증거로 입증된 명확한 과실과 인과관계가 있어야 처벌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 판결입니다.
  • 앞으로 작업치료 현장에서는 사고 발생 시 막연히 과실 책임을 묻기보다는 사고의 구체적 경위와 치료사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명확한 분석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결론

 

이번 대법원 판례는 작업치료사 등 의료 및 재활 분야 종사자의 업무상과실치상죄 성립 요건에 대해 중요한 법리를 명확히 했습니다. 작업치료사는 자신의 업무상 요구되는 일반적 주의의무를 준수해야 하지만, 모든 사고를 미리 예견하거나 예방할 수는 없다는 점도 함께 인정되었습니다.

 

작업치료사를 비롯하여 관련 분야 종사자들은 이번 판례를 통해 업무 과정에서 사고 발생 시 대응 방법과 주의의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며, 사고 예방을 위한 현장의 현실적인 대책 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고 하겠습니다. 만약 관련 사건으로 고민 중이라면 반드시 법률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적극적인 법적 대응 방안을 마련하시기 바랍니다.